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누구나 딜레마에 빠진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많은데 각 잡고 긴 글을 쓰자니 시간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트위터(X)나 스레드처럼 1~2줄짜리 짧은 글만 올리자니 블로그 품질이 걱정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블로그에 맥락 없는 짧은 글을 대량으로 발행하는 것은 구글 SEO(검색엔진최적화) 관점에서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이번 글에서는 구글의 공식 입장을 근거로 그 이유를 분석하고, 흩어진 짧은 아이디어들을 모아 ‘구글이 좋아하는 고품질 콘텐츠’로 전환시키는 [수집-저장-조립] 파이프라인 개념을 제안한다.
1. 구글은 ‘빈약한 콘텐츠(Thin Content)’를 싫어한다
구글 검색 센터(Google Search Central)의 스팸 정책 문서를 보면 ‘빈약한 콘텐츠(Thin content)’에 대한 경고가 명확히 나와 있다.
“Google에서는 사용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빈약한 콘텐츠가 포함된 페이지의 순위를 낮추거나 검색 결과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검색을 통해 들어왔을 때, 충분한 정보나 해결책 없이 달랑 1~2문장만 있는 글은 저품질 페이지로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 이런 글이 블로그에 누적되면, 사이트 전체의 신뢰도(Authority)가 하락하여 정작 공들여 쓴 중요한 글까지 검색 노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해결책: ‘낱개’가 아닌 ‘모음집(Digest)’ 전략
그렇다면 메모장에 적어둔 ‘사업 아이디어’나 ‘서비스 홍보 문구’는 버려야 할까? 아니다. 전략을 수정하면 된다. 짧은 홍보나 아이디어를 즉시 발행하지 않고 ‘축적’했다가,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사례와 ‘엮어서(Digest)’ 발행하는 방식이 훨씬 유리하다.
- 반짝 아이디어: “크롤링 프로그램 제작해 드립니다. 문의주세요.” (단순 홍보 1줄)
- 모음집 전략: “경쟁사 가격 조사하다 하루가 다 가나요? 크롤링으로 업무 시간 90% 줄인 사례 3가지” (고객의 문제 해결 + 내 서비스 홍보)
후자의 경우 단순 광고가 아니라 ‘정보’를 찾는 잠재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고, 체류 시간이 길어져 구글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형식이 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3단계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볼 수 있다.
3. 실전 방법론: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만드는 3단계 시스템
1단계: 뇌를 믿지 말고 도구를 믿어라 (‘0초 수집’의 법칙)
아이디어는 샤워하다가도, 운전 중에도 불현듯 떠오른다. 이때 기억력에 의존하면 대부분 휘발된다. 이 단계의 핵심은 ‘정리’가 아니라, 뇌에서 사라지기 전에 ‘0.1초 만에 어딘가에 박제하는 것’이다.
- 추천 도구: 구글 킵(Google Keep), 음성 녹음, 메신저 ‘나에게 보내기’
- 운영 원칙: 태그 분류나 폴더 정리는 이 단계에서 불필요하다. 텍스트나 음성 형태로 일단 ‘수집함(Inbox)’에 던져 넣는 행위에만 집중한다.
2단계: 메모를 ‘데이터’로 바꾸는 연금술 (숙성의 시간)
모바일 등을 통해 수집된 날것의 재료를 PC의 메인 저장소로 이관하는 과정이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다. 단순히 쌓아두면 데이터 쓰레기가 되지만, ‘태그(Tag)’를 부여하는 순간 검색 가능한 ‘자산’으로 변환된다.
- 추천 도구: 노션(Notion) 데이터베이스 또는 옵시디언(Obsidian)
- 운영 원칙: 수집한 메모에
#Flutter,#자동화,#SEO같은 주제별 태그를 붙여 저장한다. 이렇게 하면 흩어져 있던 단상들이 주제별로 자동 분류되어 데이터베이스화된다.
3단계: 글쓰기는 ‘창작’이 아니라 ‘조립’이다 (레고 블록 글쓰기)
저장소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다가 특정 태그(예: #SEO)의 메모가 일정 개수(예: 5개) 이상 쌓였을 때 글을 발행한다. 이 방식의 장점은 글쓰기가 ‘창작’의 영역에서 ‘조립’의 영역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 운영 원칙: 과거에 축적해 둔 5개의 블록(메모)을 가져와 소제목으로 배치한다.
- 기대 효과: 이미 핵심 소재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서론과 결론만 다듬으면 양질의 긴 글이 완성된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는 백지 공포증(Writer’s Block)을 해결하는 효율적인 구조다.
마무리
블로그는 트위터와 달리 ‘배설’이 아닌 ‘축적’의 공간이 되어야 검색 엔진에서 경쟁력을 갖는다.
짧은 생각이 떠오를 때 바로 ‘발행’ 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을 멈추고, 자신만의 ‘글감 창고’를 만들어 차곡차곡 쌓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 조각들을 모아 발행하는 ‘모음집’ 콘텐츠가 블로그를 더욱 탄탄한 정보의 요새로 만들어줄 것이다.